외할머니는 어릴때부터 제가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셨습니다.

 어린날 설날 새뱃돈을 받을때 친가를 다 돌아도 2~3만원을 넘기기 어려웠지만 외할머니는 당신도
쓰실용돈이 없으시면서 아껴놓으셨다가 손주들이 오면 기다렸다는듯이 5만원, 10만원씩 아낌없이
용돈을 주셨기 때문에 설날때면 외할머니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 손꼽아 기다렸던것 같습니다. 

 조금 철이들면서 외할머니가 존경스럽게 느껴졌던이유는 일평생을 사람을 너무 좋아하셔서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한번 안하고 사셨습니다. 그리고 남의 어떤 이야기도 항상 웃으면서
들어주시고 이해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 화를 어떻게 다 참아오셨어요? "라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시면서 당신처럼 사시면 속병이 생긴다면서 너는 그렇게 살지말라고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상하게 기억이 나는것 같습니다.

 평소 잘 찾아뵙지 못하다가 최근 이사를 가면서 이사온 집구경도 시켜줄겸해서 할머니를 
저희집에 모시고 온적이 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진 할머니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할머니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외삼촌집으로 돌아가기전 할머니 가시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그 기억이 제가 본 할머니의 마지막 건강한 모습이였습니다.

 지금도 그냥 외삼촌집에 찾아가면 할머니가 언제 그랬냐는듯이 반갑게 맞아주시고
집에 돌아갈때 제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흔들어주시는 모습이 눈앞에 선한데..
몇일전 응급실에서 숨쉬기조차 힘드신 모습을 보면서 눈물밖에 나오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제 할머니를 보내드렸습니다. 어제 눈이 심하게 내린 이유가 제눈에는 당신이
사시는 동안 쌓아두었던 속병들을 다 쏟아내는것처럼 보였습니다. 

 지금 이순간 가장 후회가 되는건 항상 머리속에 생각만 하고 할머니에게 멀하나 제대로 해준것이
없었습니다. 할머니에게 선물을 해드린건 평소에 제가 외할머니를 좋아하는걸 아는 여자친구가
명절때 챙겨준 다과가 마지막이였던것 같습니다.

 항상 나중에 여유가 되면 목욕가시는걸 좋아하시는 우리 할머니에게 일본 온천에 꼭 한번
모시고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말뿐이였던것 같습니다. 차라리 평소에 더 자주 찾아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하니 더 마음이 아픈것 같습니다.
 
 2010년은 저한테 어느해보다도 더 잔인한 1년이였지만 블로그속에 이렇게라도 할머니의 기억을
남기면서 마무리하고 싶어서 포스팅으로 남겨봤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저를 아시는분이 계시다면 마음속으로 딱한번만이라도 우리 할머니를 기억해주시고
평안한곳으로 가셨기를 생각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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